Drama Review

[리뷰] 아스카에게,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

예온.J 2013. 9. 12. 00:39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상당히 긴 제목의 드라마. 2005년 10월 후지 tv에서 방영된 1부작의 드라마이다.

내가 처음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계기는 스맙의 '이나가키 고로' 때문이었다.

단순히 그의 작품을 찾던 중 2시간정도의 짧은 드라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용도 잘 모른 채 보기 시작했다.

 

'아스카에게,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는 일본의 한 의사가

병마와 싸우며 죽음에 가까워 질 때 두 딸들에게 남긴 수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일본에서는 영화와 드라마로 이미 한번 리메이크 된 적이 있으며 오늘 소개할 것은 2005년 리메이크 작이다. 

"He is sick. You are not sick."

그 누구보다 환자를 생각는 의사, 그 누구보다 자상한 아버지이자 남편.

간호사들 모두가 꺼려하는 환자에게도 따뜻한 미소로 말을 건네고

딸 '오스카'가 태어난 날에는 세상 모두를 가진 듯이 기뻐하는 사람.

내가 본 '사와무라 세이지'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다리를 절단하고 온 몸에 종양이 퍼져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상황에서도

가족들과 환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참 멋지면서도 바보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선물해 준 넥타이를 매고 자신의 영정 사진을 직접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세이지.

드라마를 처음부터 보면 알겠지만 세이지는 항상 이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당신 취향은 너무 수수하다며, 환자들은 화려한 넥타이를 더 좋아한다며...

그렇게 안 매던 넥타이를 자신의 영정 사진 촬영에서 처음 매는 것이다.

세이지는 그토록 바라던 둘째가 생겼으나 그 아이를 만날 수 없다.

"만나고 싶다"라고 하던 그의 모습에 얼마나 가슴이 뭉클하던지...

둘째도 사실 딸 '아스카'를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는 외동딸로

남겨 두지 않겠다는 그의 마음에서 비롯된 계획이었다. 

"나... 애들한테 자랑스러운 아버지였을까?"

아버지께 자신이 마지막 수기를 쓰지 못하면 대신 써달라고 부탁하는 세이지.

"내 마지막 모습을 써줘. 책으로 만들어서 둘이 결혼할 때 전해줘."

"고마워요, 아버지." 

"마지막날 세이지에게 전해 받았어. 미와가 재혼하게 되면 응원해주라고."

끝까지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하는 세이지의 모습은 나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물론 각색된 내용도 있겠지만 실제로 저런 사람이었다면 엄청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는 아버지와 남편의 사랑, 가족애 모두를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사소한 삶에도 기뻐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주지 않았나 싶다.

세이지의 마지막 대사는 삶의 기쁨을 못 느끼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당연한 것...

이렇게 멋진 것을

모두 어째서 기뻐하지 않는 걸까요?

 

당연하게 있는 것을...

아버지가 있어, 어머니가 있어.

손이 2개 있고, 다리가 2개 있어.

가고 싶은 곳에 스스로 걸어서 갈 수 있어.

손을 뻗으면 무엇이든 잡을 수 있어.

소리가 들리고, 목소리가 나와.

이런 행복이 있을까요?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기뻐하지 않아.

"당연한 거야" 하고 웃으며 지나치지.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밤이 되면 푹 자고, 그리고 또 아침이 와.

공기를 가슴 가득히 들이마실 수 있어.

웃고, 울고, 외칠 수 있어.

뛰어다닐 수 있어.

모두 당연한 것.

이렇게 멋진 것을 모두 결코 기뻐하지 않아. 

 

玉置浩二  -  いつもどこかで

'Drama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 브로드처치 - S01E01  (0) 201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