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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花の匂い - Mr.Children

예온.J 2014. 10. 24. 04:01

 

2008년에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나는 조개가 되고 싶다'의 주제곡인 花の匂い

사실 스맙, 나카이군의 팬이지만 나는 팬이기 이전에 한국인이기에 일본의 전쟁을 미화한 듯한 느낌도

드는 이 영화를 차마 보진 못했다 그래도 영화의 예고편에 흐른 Mr.Children의 곡만은 참 좋았다

사실 뮤비도 내용이 너무 숙연해서... 영화와 달리 뮤비만큼은 한 나라에 국한된 느낌을 받지 않아서...

오랜만에 노래듣고 뮤비도 참고해서 글을 썼다 전쟁이란건 정말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인데...

과거를 돌아보면 그만큼 끔찍하고 아프고 슬픈게 없는데 요즘 그 사실이 점점 잊혀지는거 같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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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제가 반전이라는 것도 알고 감독이 전쟁을 미화할 의도도 없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좋게만 볼 수도 없는게 아무리 국가에 의해 끌려간 힘없는 개인일지라도 결국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죽이고

전쟁을 한 사람들이기에.. 그 국가의 윗사람들이 제일 나쁘긴 하지만.. 끌려간 사람들 입장에서야 그들도 피해자일 것이다

하지만 난 그 나라 사람들이 끔찍한 피해를 준 국가의 국민이라 영화감독 의도대로만 보이지는 않는다ㅠ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보면 주제를 떠나 편견만 가득 할거고 팬심도 추락할거 같아 차라리 보지 않기로... 


 

우리 가족은 아주 화목한 가족입니다. 항상 나에게 웃어주는 어머니와 바빠도 나와 놀아주는 아버지..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한 가족입니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그런 아버지와 함께 지낼 수 없다고 합니다. 어머니 말로는 아주 멀리 떠난다고 합니다. 왜 그래야 하냐고 물어봐도 눈물만 흘리십니다.

아버지도 아무 말 없이 어머니 옆에 서 계시기만 합니다. 아버지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어머니가 눈물이 날 정도로 화가 나신 걸까요?

분명 내일이 되면 또다시 행복한 웃음을 띠며 출근하는 아버지를 배웅하겠지요?

 

 

현관에 짐 가방을 든 아버지가 계십니다. 어젯밤 어머니의 화가 풀리지 않으셨나 봅니다. 나는 조용히 어머니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직 화나신거에요? 아버지를 용서해 주시면 안 될까요?" 어머니가 갑자기 엉엉 소리를 내며 우십니다. 어제보다 더 많은 눈물이 어머니의 뺨에 흐릅니다.

가만히 서 계시던 아버지가 나에게 다가와 무언가 건네줍니다. 아주 작은 씨앗 5알이었습니다. "이 씨앗이 자라서 예쁜 꽃이 피면 그때 꼭 돌아오마."

아버지가 날 꼭 안아주십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그냥 너무 슬퍼져 눈물이 났습니다.

 

 

현관 밖에는 똑같은 옷을 입은 2명의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자꾸 아버지를 재촉합니다.

아버지는 나를 한 번 더 안아주시고는 커다란 자동차를 타고 떠나버렸습니다. 아직도 아버지가 어디를 가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어머니와 싸우신 게 아닌 거 같아 정말 다행입니다.

아버지가 주신 씨앗의 꽃이 피면 돌아오신다고 하셨으니 오늘 당장 이 씨앗을 마당에 심어야겠습니다.

 

 

어머니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환하게 웃던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으신가 봅니다.

사실은 나도 아버지가 정말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씨앗에 물을 줍니다. 언제쯤 예쁜 꽃이 필까요?

꽃이 피고 아버지가 돌아오면 어머니의 웃음도 다시 볼 수 있겠지요?

 

 

오늘 친한 친구 한명이 떠난답니다. 아버지처럼 멀리 가버린답니다. 너무 슬퍼 안가면 안 되냐고 물어보니 친구도 가기 싫답니다.

왜 가기 싫은데도 꼭 떠나야만 하는 걸까요? 어른들은 정말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도... 친구의 부모님도...

나는 친구에게 편지를 써주었습니다. 꼭 다시 만나 재밌게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작은 새싹이 돋았습니다. 아버지를 빨리 만나고 싶은 내 마음이 전해졌나 봅니다. 이 새싹들에는 무슨 꽃이 필까요?

벌써부터 두근두근 거립니다. 조금 더 빨리 아버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두근 거립니다.

물을 더 열심히 주면 새싹들이 더 쑥쑥 자라겠지요? 오늘은 너무 기분 좋은 날입니다.

 

 

TV 속의 사람들이 총을 쏩니다. 동료가 쓰러지고 피를 흘려도 서로 죽이고 또 죽입니다. 사람을 아프게 하면 나쁜거랬는데... 너무 무서웠습니다.

, 그러고 보니 그때 아버지를 데려간 사람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설마 아버지가 저런 나쁜 일을 하러 가신건 아니겠지요?

아버지가 저 사람들과 똑같은 일을 한다면 난 아버지를 미워할 겁니다. 나의 아버지는 저런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요.

 

 

옆 마을에 큰 소란이 났습니다. 폭탄이란게 떨어져 수백 명이 죽었답니다. 폭탄이란건 엄청 나쁜 것인가 봅니다.

어제 TV에서 본 아저씨들만큼이나 나쁜 것 같습니다. 나는 절대 폭탄이란걸 쓰지 않을 겁니다.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진 않으니까요.

오늘 저녁에는 옆 마을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자야겠습니다.

 

 

아침부터 어머니가 짐을 싸고 계십니다. 여기 있으면 죽는다느니, 피난을 가야한다느니 하는 알 수 없는 말들을 하시면서요.

나에게도 짐을 챙기랍니다. 이 집을 떠날거라구요. 하지만 난 여길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마당에 심은 씨앗도 돌봐야하고 나중에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이 집에 있어야 우리를 찾을 수 있을거니까요. 어머니, 나는 정말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주위는 불빛 하나 없이 어둡습니다. 나와 어머니는 한없이 걷고 또 걷기만 합니다. 어딜 향해 가고있는 걸까요? 다리도 아프고 잠도 옵니다.

무엇보다 집에 두고 온 씨앗들이 너무 걱정됩니다. 내가 물을 주지 않으면 죽어버릴텐데... 설마 아버지를 못 만나는건 아니겠지요?

비가 많이 와서 새싹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꽃이 피어야 아버지가 돌아오시니까요.

 

 

하늘은 매일같이 번쩍이고 온 세상이 쾅쾅 소리에 뒤덮여 있습니다. 가끔 눈앞에 예전 TV에서 본 나쁜 아저씨들이 떼를 지어 지나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너무 무서워서 어머니 뒤에 숨고는 합니다. 이 세상은 어떻게 된 걸까요? 예전에는 따뜻하고 아름답던 세상이 왜 이렇게 변한 걸까요?

가족, 친구들과 헤어지고 정든 집을 떠나면서까지 이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나는 예전의 화목하고 행복했던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아버지와 신나게 놀고 친구들과 즐겁게 장난치던 그때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씨앗은 살아있을까요? 예쁜 꽃이 피었을까요? 아버지는 잘 계신 거겠죠? 나는 요즘 아버지와 못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여기가 어딘지 나도 모르니까요. 빨리 이 무서운 것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 아버지를 위해 씨앗의 꽃을 틔우고 싶습니다.

 

 

집을 떠나 처음 만났던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왔답니다. 이 친구의 아버지도 내 아버지처럼 큰 자동차를 타고 멀리 가버렸었답니다.

그런 아버지가 돌아왔답니다. 나는 너무 부러웠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부러웠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얼굴은 전혀 기뻐 보이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돌아와서 다시 만났는데 기쁘지 않은 걸까요?

어머니에게 물어보니 돌아왔는데 만나지 못한답니다. 친구의 아버지는 죽어서 가족의 곁으로 돌아왔답니다.

순간 나는 정말 나쁜 생각을 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오시지 않아 다행이라고... 나도 점점 나쁜 사람이 되어가는 걸까요..?

 

 

눈앞에서 내 친구와 내 친구의 가족들이 쓰러져갑니다. 무서운 아저씨들이 총을 들이대고 커다란 쇳덩이들이 하늘에서 떨어집니다.

나와 어머니가 저들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일까요? 너무 무섭습니다.

차라리 저 총에 맞아 죽어버린다면 무서움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지금도 나와 만날 날만을 기다릴 겁니다.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곁에서 울부짖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분명 어머니의 목소리인데 주위에는 어둠만 가득합니다. 난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어머니가 빨리 나를 좀 찾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무서움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습니다. 점점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어두웠던 주위가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나쁜 아저씨들의 총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새들의 지저귐만 들릴 뿐입니다.

저 멀리 아버지와 어머니가 보입니다. 환하게 웃으며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전의 따뜻했던 세상으로 돌아왔나 봅니다.

드디어 무서운 것이 끝난거 같습니다. 저기 아버지가 돌아오신걸 보니 씨앗들도 예쁜 꽃을 피웠나 봅니다.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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